출사표

<인플루언서산업협회 창립을 준비하며> 

선한 영향력을 모아 세상을 바꾸자

‘다른 결과를 원하면서 같은 방법을 반복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1826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증기 자동차의 등장으로 마차를 운행하던 마부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게 됩니다.
이런 마부들의 로비로 세계 최초의 교통법인 ‘적기(赤旗) 조례’(약칭 'Locomotive Act') 즉 '붉은 깃발법'이 만들어집니다.

 ‘자동차는 말보다 느리게 다니고, 자동차에는 반드시 3인이 탑승해야 하고, 1명은 적기를 들고 앞장서서 교통통제를 해야 한다.’ 영국이 자동차 산업에서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우리나라에 뒤쳐진 이유입니다.

얼마 전 취임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취임사에서 “21세기 대한민국에는 적기 조례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고 언급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박영선 장관의 이야기가 그만큼 공감을 산 것입니다.
QR 코드 방식의 간편결제는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개발을 했지만 그 실용화는 중국이 시작했습니다.
구산업이 신산업으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많은 적기조례들이 미래로 가는 길목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교통, 의료, 블록체인, 핀테크 등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들이 적기조례를 피해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곳에서 창업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비만의 원인이 먹방이니 먹방 인플루언서를 규제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나 유투브 인플루언서를 방송법으로 규제하려는 발상 또한 ‘적기조례 같다’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
아울러 최근 몇몇 인플루언서의 일탈적 행위를 계기로 사후적으로 이야기되는 여러 가지 대책들은 10원을 주우려다 1만을 잃는 일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됩니다.

 사전적 의미의 인플루언서는 ‘influence’(영향을 주다)에 ‘-er’(사람을 뜻하는 접미사)를 붙여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입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트위터 등의 SNS에서 수십만 수백만 명의 팔로워 구독자를 가진 사용자나 포털사이트에서 영향력이 큰 블로그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 등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일부 정책당국자들은 ‘인플루엔자 같은 것이냐’며 농반진반으로 되묻곤 합니다. 개인적으로야 그 확산 속도가 감염병 수준이니 예능감 있는 답변으로 받아 넘길 순 있습니다.
그러나, 인플루언서 산업이 성장하는 속도에 못미치는 정부의 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앞에서 예능은 다큐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세계는 초연결된 인플루언서들간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배가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그것이 존재의 이유는 아니다.’

미디어 생태계가 변했습니다.
일대다(一對多) 방식의 방송(broadcasting)이 인터넷시대에 일대소(一對少) 방식의 협송(narrowcasting)으로 모바일 디바이스와 만나 다대다(多對多) 방식의 점송(pointcasting)화 됐습니다.
그 연결의 변화는 광고 마케팅 유통의 패러다임을 바꿔놨고 변화는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변화가 상수인 시대입니다.

그 중심에 인플루언서가 있습니다.

이미 광고 마케팅 시장에서 모바일 광고비는 꾸준히 증가해 2018년 코바코 집계 결과 2조 5446억원으로 지상파tv 1조 6639억원 인터넷광고 2조 1340억원을 뛰어 넘었습니다. 엑션추어는 직구, 역직구등 국경을 넘어서는 전자상거래 규모가 2020년 111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인플루언서 시장도 100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플루언서 산업은 광고 마케팅을 넘어 유통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메가 인플루언서들은 제품을 생산하거나 OEM 방식으로 브랜드를 런칭해 기업화되고 있습니다. 인플루언서 산업이 ‘미디어커머스’와 ‘플랫폼커머스’를 이끄는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에 정부의 대응은 지나치게 사후적이면서 기존 산업의 보호와 규제일변도라 대학생에게 중학교 교복을 입히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산업을 진흥하기 위해 국가가 법을 만드는 것은 지극이 상식적인 일입니다. 법을 통해 해당 산업의 정의를 규정하고 범위를 획정하여 산업의 진흥과 함께 보호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인플루언서 입장에서도 나쁠 것은 없습니다. 

다만 그동안 성장의 과정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묵묵하게 밥상을 차려놓은 인플루언서들의 목소리들이 반영될 수 있어야 합니다. 세금이니 규제니 하는 이야기도 충분한 소통과 산업의 체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과 병행되어야 진정성과 수용성이 커집니다.

통즉불통 _ 소통해야 아프지 않다_입니다. 인플루언서 산업협회가 필요한 이유는 소통을 바로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플루언서와 정부간 소통, 인플루언서 상호간 소통, 인플루언서와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서 인플루언서 산업의 성장통을 치료해 가려고 합니다.

‘산을 만나면 길을 만들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아야 합니다.’

인플루언서 산업협회는 길과 다리가 되고자 합니다. 
함께 길을 만들고 다리를 만들어 갑시다.

첫째, 인플루언서와 정부간 다리가 되겠습니다. 
정부와 함께 인플루언서들의 오피스나 스튜디오 환경이나 편의 상황을 체크하고, 각종 법률 세무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애로사항을 들어주고, 그 해법을 찾아가려고 합니다.
알면서도 의도를 가지고 탈법과 불법을 저지를 인플루언서는 없습니다. 중소 중견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유통과 관련해서 인플루언서의 가성비 좋은 마케팅으로 활로를 찾는데 일조하겠습니다. 일플루언서(일인 상점 인플루언서), 농플루언서(농어민 인플루언서) 등 1만 인플루언서 육성을 통해 침체된 구 산업의 역동성을 키워내겠습니다. 혁신은 같은 것을 다르게 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마케팅 유통에서 기존의 방식을 깨뜨리는 인플루언서들이 혁신성장의 동력을 높여 줄 엔진이 될 것입니다.

둘째, 인플루언서와 국민간 다리가 되고자 합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중요하듯이 인플루언서라는 직업의 사회적 책임(JSR)도 중요합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이하 FTC)와 독일 연방미디어청(Die Medienanstalten)이 발표한 인플루언서들에게 후원관계를 분명히 제시하라는 가이드라인과 사안별로 인플루언서가 지켜야 할 부분을 정리하여 제시한 가이드라인처럼 정부와 함께 자율규제를 통해 국민들이 우려하는 점들을 고쳐가겠습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공익적 캠페인을 진행하겠습니다. 인플루언서들이 참여한 ‘인플루언서 선언(가칭)’을 만들고 확산시켜 인플루언서들이 자율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지켜갈 수 있도록 유도하겠습니다.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건강한 인플루언서를 국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큐레이터 역할을 해나가겠습니다. 아울러 청소년들의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건강한 디지털 여론형성에 기여하겠습니다.

셋째, 인플루언서와 기업간 다리가 되고자 합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고민하는 기업들이 보다 쉽고 효율성과 효과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미디어 믹스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해 제공하겠습니다. 아울러 마케팅 실무자들의 셀파가 될 수 있는 교육과 콘텐츠 제작을 지속적으로 하겠습니다.

넷째, 인플루언서와 인플루언서간 다리가 되고자 합니다. 
인플루언서 상호간 친목과 교류를 위한 파티를 정례화할 생각입니다. 아울러 인플루언서가 성장 단계별 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인플루언서가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는데 전력을 다할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다섯째, 인플루언서와 글로벌 시장간 다리가 되고자 합니다. 
대한민국의 인플루언서 리더쉽을 키우는 글로벌 페스티벌, 컨퍼런스 등을 통해서 이니셔티브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인플루언서들의 글로벌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소 중견기업 및 농어민들의 전혀 다른 방식의 해외수출에 기여하겠습니다.

‘사과 속 씨앗은 셀 수 있지만 씨앗 속 사과는 셀 수 없다’는 말처럼 대한민국에 뿌려진 인플루언서 산업의 씨앗을 함께 가꾸어 갑시다. 선한 영향력으로 함께 세상을 바꿉시다. 미래는 지금 우리들이 한 선택의 응답입니다. '적기조례'를 만드는 어리석은 짓이 아닌 가능성의 씨앗을 뿌리고 가꾸는 현명한 지혜의 길을 갑시다. 


2019. 5. 23. 
인플루언서 산업협회 준비위원 일동